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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veat 리뷰 — 한글에는 적용되지 않는 영문 손글씨, 그래서 어디에 쓰나

Caveat은 한글 글리프가 하나도 없는 영문 전용 손글씨체다. 한글에 지정하면 왜 안 바뀌는지, 라틴을 빠짐없이 채운 227자와 문맥 대체 기능이 무엇을 바꾸는지, 굵기 표기와 실제 파일이 어떻게 다른지 실측으로 정리했다.

다루는 폰트 · Caveat

Caveat 을 한글 문구에 적용해 보고 «안 바뀐다» 고 생각한 적이 있다면, 그것이 정상 동작이다. 이 서체의 렌더링 파일에는 현대 한글 음절 11,172자 중 0자, 한글 자모 94자 중 0자가 들어 있다. 한글 글리프가 처음부터 없는 영문 전용 손글씨체다.

그래서 이 글은 «한글이 없는 서체를 어떤 자리에 쓰면 이득인가» 에 대한 글이다. 아래 문단이 Caveat 이다.

Thanks for stopping by. See you next week!

구글이 의뢰한 손글씨

Caveat 은 타입 디자이너 파블로 임팔라리(Pablo Impallari)의 스튜디오 Impallari Type 이 만든 손글씨 서체다. 구글의 의뢰로 제작돼 구글 폰트에서 배포되고 소스는 공개 저장소에 있다. 폰트 파일의 저작권 표기는 2014년, 서빙 파일의 버전은 2.000 이다.

제작 의도는 짧은 주석과 메모다. 문서 옆에 흘려 쓴 한마디, 다이어그램 라벨, 서명 같은 자리를 염두에 둔 설계다.

한글을 넣으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나

브라우저는 서체를 문구 단위가 아니라 글자 단위로 적용한다. 지정한 서체에 해당 글자가 없으면 그 글자만 다음 순위 서체로 넘어간다. 그래서 한글 레이어에 Caveat 을 지정하면 화면은 다른 서체로 그려진다. 적용이 안 된 것이 아니라 그릴 글자가 없어 전부 대체된 상태다.

더 헷갈리는 경우는 한글과 영문이 섞인 문구다. 영문만 Caveat 으로, 한글은 다른 서체로 그려져 한 줄에 두 서체가 섞인다. 밑선도 크기 감각도 다르니, 의도한 연출이 아니라면 한글이 한 글자라도 들어가는 문구에는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대신 라틴 쪽은 빈틈이 없다. 라틴 기본 95자를 모두 채웠고 악센트가 붙은 확장 라틴 96자도 전부 들어 있다. 이 글에서 견주는 다섯 종 가운데 라틴을 빠짐없이 채운 파일은 Caveat 뿐이다. 한글 서체들은 확장 라틴을 96자 중 0~39자만 담고 있어, Café·señor 같은 표기를 한 서체로 끝내야 한다면 Caveat 이 안정적이다.

A handwritten note works best when it stays short. Once it turns into a full paragraph, the reader starts to feel the effort of decoding every letter.

굵기 표기와 실제 파일은 다르다

정확히 구분해서 읽어야 하는 대목이다. 카탈로그는 이 패밀리의 굵기를 400·500·600·700 네 단계로 안내하고, 원본 패밀리는 굵기 축을 가진 형태로도 배포된다. 그러나 획획클럽이 시뮬레이터에 내려 주는 파일에는 굵기 축이 없다. 파일이 선언한 굵기는 400 하나뿐인 정적 서브셋이다.

그래서 미리보기에서 굵기를 조절해도 형태는 달라지지 않는다. 굵어 보인다면 브라우저가 흉내 낸 결과다. 굵기 차이를 진짜로 쓰려면 공식 배포처에서 원본 패밀리를 받아야 한다.

형태를 숫자로 보면

x-height 는 0.400 이다. 손글씨 세 종 가운데 나눔손글씨 펜(0.500)보다 작고 개구쟁이(0.340)보다 크다. 같은 크기로 놓으면 한 단계 낮은 목소리다.

대문자는 더 흥미롭다. 파일이 선언한 대문자 높이는 0.610em 인데 실제 'H' 글리프의 잉크는 0.700em 까지 올라간다. 손글씨라 선언값 위로 삐져나오도록 그려졌으니, 대문자만으로 제목을 만들 계획이라면 위쪽 여백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세로 공간은 넓다. 기준선 위로 0.96em, 아래로 0.30em 을 확보해 기본 줄 높이가 1.26배로 다섯 종 중 가장 크다. 가로로는 좁고 가벼워서 표준 표본 문자열 폭이 5.699em, 파일 크기가 약 48KB 로 둘 다 다섯 종 중 최소다. 글자는 작고 줄은 넓으니 여백을 살린 인용구 배치와 잘 맞는다.

같은 글자가 매번 같지 않다

이 파일에는 문맥 대체 기능이 들어 있다. 앞뒤에 어떤 글자가 오느냐에 따라 같은 글자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뜻이다. 커닝과 합자, 발음 부호 배치 정보도 함께 있다. 다섯 종 가운데 문맥 대체와 커닝을 함께 갖춘 파일은 Caveat 뿐이고, 개구쟁이와 도현은 기능 테이블 자체가 비어 있다.

화면에서는 이 차이가 «반복감» 으로 나타난다. 같은 글자가 여러 번 나오는 단어에서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면 손으로 쓴 느낌이 살고, 전부 동일하면 도장을 찍은 듯 보인다.

쓸 자리와 피할 자리

어울리는 자리는 영문 인용구, 서명, 손으로 쓴 듯한 주석, 영상 자막의 강조 한 줄, 영문 초대장이다. 카탈로그도 제목과 영상 자막 태그를 붙여 두었다.

피할 자리는 한글이 섞이는 모든 문구, 긴 본문, 작은 UI 라벨이다. 두 번째 견본을 끝까지 읽었다면 이유는 이미 체감했을 것이다. 손글씨는 짧을 때 정보이고 길어지면 노동이 된다.

라이선스 — 오픈 폰트 라이선스 1.1

Caveat 은 SIL 오픈 폰트 라이선스 1.1로 배포된다. 매체별 신호등에서 인쇄물, 웹, 영상, 상품 패키지, BI·CI 가 모두 허용이며 웹폰트 임베딩과 자체 서버 호스팅도 가능하다. 폰트 파일 단독 판매와, 수정본을 재배포하며 원래 이름을 쓰는 것이 금지된다.

다만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다. 적용 전에는 배포처의 라이선스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Caveat 상세 페이지에 매체별 허용 범위와 공식 배포처 링크를 정리해 두었다.

정리

Caveat 은 «영문만 필요한 자리» 를 위한 서체다. 영문 한 줄을 손글씨로 남겨야 하는 자리에서는 라틴 커버리지·문맥 대체·48KB 라는 조합이 꽤 매력적이다.

Made by hand, read with ease.

한글 카피가 함께 필요하다면 한글 손글씨체를 따로 정해 두고, Caveat 은 영문 레이어에만 얹는 구성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