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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Gaegu) 리뷰 — 같은 16px인데 왜 작아 보일까

개구쟁이의 x-height는 0.340em으로 실측 20종 중 가장 낮다. 그런데 한글 잉크 높이는 나눔손글씨 펜보다 크다. 두 숫자가 엇갈리는 이유와, 한영 혼용에서 크기를 다시 잡아야 하는 근거를 실측으로 풀었다.

다루는 폰트 · 개구쟁이 (Gaegu)

개구쟁이 (Gaegu)를 다른 서체와 나란히 놓아 본 사람은 대개 같은 반응을 보인다. 분명 같은 크기를 지정했는데 이것만 작아 보인다는 것이다. 착시가 아니다. 렌더링 파일을 직접 잰 결과 개구쟁이의 x-height 는 em 대비 0.340 으로, 비교한 20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여기어때 잘난체(0.603)의 절반을 조금 넘는 값이다.

그런데 이 서체에는 숫자가 엇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그 이야기 전에 먼저 눈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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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글씨의 리듬을 옮긴 서체

개구쟁이는 직지소프트가 만들어 구글 폰트에 오픈 폰트 라이선스로 올린 한글 손글씨체다. 폰트 파일에 남은 저작권 표기는 2018년이다. 이름 그대로 어린이가 연필로 쓴 글씨의 인상을 옮겼는데,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모서리가 둥글어 거칠기보다 말랑한 쪽에 가깝다.

패밀리는 가는 굵기, 보통, 굵은 굵기까지 세 단계로 배포된다. 다만 획획클럽 시뮬레이터가 내려 주는 파일은 그중 보통 굵기 하나다. 굵기를 바꿔 비교하려면 공식 배포처에서 패밀리 전체를 받아야 한다.

0.340과 0.736,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두 숫자

x-height 0.340, 대문자 높이 0.525. 둘 다 비교군 최하위다. 라틴 문자만 놓고 보면 개구쟁이는 확실히 작다.

그런데 한글은 사정이 다르다. '한' 의 잉크 높이를 재면 0.736em 으로, 나눔손글씨 펜의 0.644em 보다 오히려 크다. 즉 «작아 보인다» 는 인상은 주로 라틴과 숫자에서 온다. 한글만으로 된 카피에서는 생각만큼 작지 않고, 한글과 영문을 섞는 순간 영문 쪽이 훅 가라앉는다.

여기서 실무 조언이 하나 나온다. 개구쟁이를 다른 서체와 같은 크기 값으로 놓지 마라. 도현(x-height 0.485)과 나란히 두고 소문자 크기를 맞추려면 개구쟁이 쪽을 1.4배쯤 키워야 계산이 맞는다.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고 최종 크기는 화면에서 눈으로 확정하는 것이 맞다.

가로로도 꽤 자리를 차지한다

작아 보인다고 공간을 덜 먹는 것은 아니다. '한' 의 진행폭은 0.820em, 공백을 뺀 열한 자 기준으로 9.02em 이다. 나눔손글씨 펜이 같은 조건에서 7.266em 이니 24% 더 넓게 퍼진다. 작아 보이는데 자리는 넓게 쓰는 조합이라, 좁은 칸에 밀어 넣으려다 줄이 넘치는 일이 생긴다.

줄 간격은 넉넉하게 설계돼 있다

이 파일에는 줄 사이에 추가로 넣도록 설계된 여백이 0.25em 들어 있어 기본 줄 높이가 1.25배로 잡힌다. 글자는 작고 줄은 넓은 조합이라 여백감 있는 화면에 잘 붙는다. 어느 지표로 줄을 잡을지 파일이 스스로 지정해 두어 환경별 줄 높이 차이도 적다.

비어 있는 것

악센트가 붙은 확장 라틴 96자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 이 글에서 견주는 다섯 종 가운데 이 값이 0인 것은 개구쟁이뿐이다. 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 표기가 섞이면 그 글자만 통째로 다른 서체로 빠진다. 오픈타입 기능 테이블도 없어 커닝 정보가 들어 있지 않다.

어린이 글씨를 옮긴 서체는 한 줄 제목에서 가장 잘 웃습니다. 문단이 길어지면 글자마다 다른 기울기가 쌓여서 눈이 먼저 지칩니다.

어울리는 자리와 위험한 자리

어울리는 자리는 분명하다. 어린이·교육 콘텐츠, 학원과 학교의 안내물, 이벤트 배너, 캐릭터 굿즈 패키지, 카드뉴스 제목, 영상 자막이다. 획획클럽 카탈로그가 붙여 둔 태그도 귀여운·친근한, 그리고 제목·카드뉴스·영상 자막이다.

위험한 자리는 신뢰가 메시지의 핵심인 곳이다. 금융·의료·공공 안내, 계약이나 약관, 정보 밀도가 높은 화면에서는 이 서체의 유아적 인상이 내용의 무게를 깎는다. 작은 크기의 캡션도 피해야 한다. 원래 작게 보이는 서체를 더 작게 쓰면 읽히지 않는다.

손글씨 세 종을 크기 감각으로 세우면

x-height 기준으로 나눔손글씨 펜 0.500, Caveat 0.400, 개구쟁이 0.340 순이다. 읽기 부담이 적은 순서이자 같은 크기에서 커 보이는 순서이기도 하다. 분위기를 우선한다면 개구쟁이가 가장 어린 목소리를 내고, 가독성을 우선한다면 나눔손글씨 펜 쪽이 안전하다.

담긴 글자와 굵기

서빙 파일에는 2,500개 문자가 들어 있고 KS X 1001 상용 한글 2,350자는 완비돼 있다. 라틴 기본은 95자 중 94자다. 일상적인 한국어 문장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현대 한글 음절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일부이므로 특이한 음절이 섞인 이름은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굵기는 카탈로그 기준 세 단계지만 시뮬레이터에서 그려지는 파일은 보통 굵기 하나로 고정된 정적 파일이다. 화면에서 굵게 처리를 걸면 실제 굵은 굵기가 아니라 브라우저가 흉내 낸 결과가 나온다. 굵기 차이를 진짜로 쓰려면 원본 패밀리를 받아 적용해야 한다.

라이선스 — 오픈 폰트 라이선스 1.1

개구쟁이는 SIL 오픈 폰트 라이선스 1.1로 배포된다. 매체별 신호등에서 인쇄물, 웹, 영상, 상품 패키지, BI·CI 가 모두 허용이다. 폰트 파일을 단독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과, 수정본을 재배포하며 원래 이름을 쓰는 것만 막혀 있다. 개인 프로젝트든 상업 프로젝트든 같은 조건이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므로 적용 전에는 배포처의 라이선스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개구쟁이 상세 페이지에 매체별 허용 범위와 공식 배포처 링크를 정리해 두었다.

정리

개구쟁이는 «작게 보이지만 넓게 퍼지는» 서체다. 이 두 성질을 모르고 다른 서체와 같은 값으로 놓으면 화면이 어긋난다. 크기를 다시 잡을 각오만 되어 있다면, 어린 목소리가 필요한 자리에서 이만큼 또렷한 성격을 가진 무료 서체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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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에 올렸다면 시안 위에 얹어 크기부터 다시 정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