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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손글씨 펜 리뷰 — 한 줄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손글씨체

나눔손글씨 펜의 한글 자폭은 0.613em으로 실측한 한글 자산 중 가장 좁다. 글자가 기준선 위에 떠 있고 파일은 418KB다. 좁은 칸에 강하고 숫자에 약한 이유를 실측으로 설명하고, 손글씨 세 종을 견줘 정리했다.

다루는 폰트 · 나눔손글씨 펜

나눔손글씨 펜은 볼펜으로 빠르게 쓴 글씨의 인상을 옮긴 서체다. 손글씨체 중에서도 사용 빈도가 높은 축인데, 실측을 해 보면 그 이유가 분위기만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다. 글자 '한' 의 진행폭이 0.613em 으로, 획획클럽이 같은 방법으로 잰 한글 자산 가운데 가장 좁다.

전각 고정폭 서체가 1.000em 을 쓰는 자리에서 이 서체는 0.613em 만 쓴다. 같은 문장의 가로 길이가 눈에 띄게 짧아지니, 말풍선처럼 자리가 부족한 곳에서 곧바로 무기가 된다.

아래 문단이 나눔손글씨 펜이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공모전에 모인 손글씨에서 출발했다

나눔손글씨 펜은 네이버가 배포하는 나눔글꼴 가운데 손글씨 계열에 속한다. 2009년 네이버가 연 손글씨 공모전에 모인 글씨를 바탕으로 산돌커뮤니케이션이 폰트로 다듬어 이듬해 공개했다. 폰트 파일에 남은 저작권 표기도 2010년이다.

사람이 실제로 쓴 글씨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형태 곳곳에 남아 있다. 글자마다 기울기와 크기가 미세하게 다르고, 획의 끝이 붓처럼 눌리지 않고 볼펜처럼 툭 끊긴다. 지금은 구글 폰트를 통해 오픈 폰트 라이선스로도 받을 수 있다.

좁고, 떠 있고, 무겁다

세 가지 실측값이 이 서체의 성격을 거의 다 설명한다.

첫째, 좁다

공백을 뺀 한글 열한 자가 7.266em 을 차지한다. 같은 문장이 도현에서는 10.56em 이니 31% 짧아지는 셈이다. 숫자는 더 극적이다. 0부터 9까지 열 자의 폭이 3.404em, 한 자 평균 0.34em 에 그친다. 여기어때 잘난체의 숫자가 한 자 평균 0.645em 인 것과 견주면 절반 수준이라, 가격이나 수치를 강조해야 하는 카피에서는 이 서체를 피해야 한다.

둘째, 기준선 위에 떠 있다

보통 한글 서체는 글자의 아랫부분이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다. 도현은 0.180em, 여기어때 잘난체는 0.076em 아래까지 내려간다. 그런데 나눔손글씨 펜은 반대다. '한' 의 아래 경계가 기준선보다 0.04em 에 있고, 라틴 글자는 0.15em 이나 위에 얹혀 있다.

실무에서 이 값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줄 아래쪽 여백이 실제 설정보다 넓어 보인다는 것, 다른 하나는 다른 서체와 한 줄에 섞었을 때 밑선이 어긋나 보인다는 것이다. 레이어를 나눠 얹는다면 숫자로 맞추지 말고 화면에서 눈으로 위치를 다시 잡는 편이 정확하다.

셋째, 파일이 무겁다

서빙 파일 크기가 약 418KB 다. 도현(약 89KB)의 4.7배이고 이 글에서 견주는 다섯 종 중 가장 무겁다. 손으로 쓴 곡선을 그대로 옮기면 점 개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웹폰트로 쓸 계획이라면 제목이나 인용구 같은 일부 요소에만 거는 편이 합리적이다.

한 가지 위안은 x-height 다. 0.500 으로 손글씨 세 종 가운데 가장 크다. 개구쟁이가 0.340, Caveat 이 0.400 이니 손글씨 계열 중에서는 읽기 부담이 적은 축이다. 기본 줄 높이는 1.15배로 셋 중 가장 좁게 설계돼 있다.

손으로 쓴 것 같은 글씨는 짧을 때 다정하고, 길어지면 읽는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이 문단이 어디쯤에서 피곤해지는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손글씨를 어디까지 견딜 수 있나

위 견본을 끝까지 읽었다면 답은 이미 나왔을 것이다. 손글씨체의 장점과 단점은 같은 곳에서 나온다. 글자마다 형태가 다르다는 성질은 한두 줄에서는 사람의 온기로 읽히지만, 문단이 되면 해독 비용으로 바뀐다.

어울리는 자리는 말풍선, 손편지 톤의 카드, 영상 자막의 강조 한 줄, 카드뉴스 인용구다. 피해야 할 자리는 다섯 줄이 넘는 본문, 숫자가 늘어선 표, 공식 안내문, 작게 들어가는 캡션이다. 획이 얇아 작은 크기에서는 형태가 뭉개진다.

손글씨 세 종 중 어느 것을 고를까

실측 기준으로 세우면 성격이 갈린다. 나눔손글씨 펜은 «빠르게 흘려 쓴 볼펜», 개구쟁이는 «어린이 글씨», Caveat 은 «영문 메모» 다. Caveat 은 한글 글리프가 아예 없어 한글 카피에서는 후보가 아니고, 남은 둘 중에서는 나눔손글씨 펜이 좁고 어른스럽다. 한글 자폭이 0.613em 대 0.820em 이라 같은 문장에서 개구쟁이가 24% 더 넓게 퍼진다.

굵기와 문자 지원, 자산과 카탈로그의 차이

굵기는 400 한 종류다. 파일이 선언한 값도 400 하나여서 굵게 처리를 걸면 브라우저가 흉내 낸 굵기가 얇은 획을 뭉갠다. 손글씨체에서는 이 손상이 특히 눈에 띈다.

문자 지원에는 짚어 둘 차이가 있다. 카탈로그는 이 패밀리가 현대 한글 11,172자 전체를 지원한다고 안내하지만, 시뮬레이터에 내려 주는 렌더링 파일은 상용 문자 중심의 웹용 서브셋으로 2,577자다. KS X 1001 상용 한글 2,350자는 완비돼 있어 일상적인 문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흔치 않은 음절은 미리보기에서 다른 서체로 대체되어 보일 수 있다.

기능 쪽에는 임의 합자, 전각·반각 폭 변형, 세로쓰기 정보가 들어 있고 커닝 정보는 없다.

라이선스 — 나눔글꼴의 개방성

나눔손글씨 펜은 SIL 오픈 폰트 라이선스 1.1로 배포된다. 인쇄물, 웹, 영상, 상품 패키지, BI·CI 까지 매체별 신호등이 모두 허용이고 웹폰트 임베딩과 자체 서버 호스팅도 열려 있다. 제한되는 것은 폰트 파일을 단독 상품으로 파는 행위와, 수정본을 재배포하면서 원래 이름을 쓰는 행위다.

다만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다. 적용 전에는 공식 배포처의 라이선스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나눔손글씨 펜 상세 페이지에서 매체별 허용 범위와 공식 배포처로 이어진다.

정리

좁은 자리에 손글씨의 온기를 넣어야 한다면 이만한 선택지가 드물다. 반대로 숫자를 보여 줘야 하거나 문단이 길어지거나 로딩 비용이 빠듯하다면 다른 후보를 함께 놓고 비교하는 편이 낫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