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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스퀘어라운드 리뷰 — 모서리를 깎아서 얻은 것과 잃지 않은 것

네이버가 2017년에 내놓은 나눔스퀘어라운드를 실측으로 확인했다. 정확히 0으로 떨어지는 기하학적 조형, 정확히 6.000em인 등폭 숫자, 네 단계 굵기가 왜 이 서체를 본문까지 끌고 갈 수 있게 하는지 정리했다.

다루는 폰트 · 나눔스퀘어라운드

나눔스퀘어라운드는 네모반듯한 고딕인 나눔스퀘어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 만든 서체다. 네이버가 2017년에 공개했고, 2008년 한글날에 시작된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에서 이어져 온 나눔글꼴 계열에 속한다.

둥근 서체는 흔히 귀여운 서체로 분류되면서 제목이나 아동용 화면에만 놓이곤 한다. 그런데 이 서체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실측을 보면 본문까지 감당하도록 설계된 흔적이 여러 군데에서 나온다.

함께 만드는 오늘, 조금 더 부드럽게

라운드는 정확히 무엇을 바꾸는가

둥글다는 말은 대개 두 가지를 뜻한다. 획이 꺾이는 모서리를 깎는 것, 그리고 획이 끝나는 지점을 둥글게 마감하는 것이다. 나눔스퀘어라운드는 둘 다 했지만 골격 자체는 건드리지 않았다. 원본 고딕의 뼈대를 두고 표면만 다듬은 셈이다.

이 차이가 왜 중요한가. 골격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글자를 알아보는 속도가 원본 고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형태 자체를 변형해 인상을 만드는 장식 서체와 달리, 이 서체는 부드러운 표정을 얻으면서 가독성의 근거는 유지했다. 그래서 제목과 본문을 같은 서체로 끌고 가도 화면이 무너지지 않는다.

수치가 정확히 0으로 떨어진다

이 서체의 성격은 실측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대문자 H의 잉크 높이는 0.719em으로 파일이 선언한 대문자 높이와 소수점까지 일치한다. H가 베이스라인 아래로 내려간 깊이는 정확히 0, 소문자 x는 0.0003em으로 사실상 0이다.

손글씨나 붓글씨 계열에서는 이 값이 절대 0이 되지 않는다. 같은 방식으로 잰 배달의민족 을지로체는 H가 0.077em 아래로 파고들고, 나눔손글씨 붓은 반대로 0.173em 위로 떠 있다. 나눔스퀘어라운드가 0을 지킨다는 것은, 둥근 인상이 손맛이 아니라 계산된 기하에서 나왔다는 증거다.

x 높이는 0.528em이다. 같은 크기로 놓았을 때 라틴 소문자가 커 보이는 정도를 결정하는 값인데, 이번에 함께 잰 을지로체(0.477em)나 빙그레 메로나체(0.470em)보다 확실히 높다. 작은 크기에서도 라틴이 덜 쪼그라든다는 뜻이고, 본문에 쓸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숫자가 6.000em으로 딱 떨어지는 이유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만한 값이 하나 더 있다. 숫자 열 자의 총 폭이 정확히 6.000em이다. 열로 나누면 한 글자당 0.600em, 즉 모든 숫자의 폭이 같다는 뜻이다.

이 성질은 표와 대시보드에서 결정적이다. 폭이 같은 숫자는 세로로 쌓으면 자릿수가 저절로 맞는다. 가격표, 통계 화면, 정산 내역처럼 숫자가 열을 이루는 곳에서 별도 설정 없이 정렬이 떨어진다. 반면 을지로체(5.493em)나 나눔손글씨 붓(3.789em)은 숫자 폭이 글자마다 달라 같은 일을 하지 못한다.

한글은 한 글자에 0.910em씩 고르게 배분돼 열한 자가 10.010em으로 떨어진다. 줄 높이 기본값은 1.135배이며, 이 서체는 파일 안에 줄 사이 여백을 0.030em 따로 잡아 두고 있다. 기본 상태로도 줄이 지나치게 붙지 않는다는 뜻이다.

2026년 3월 14일 오후 7시 30분 · 참가비 15,000원

같은 둥근 계열, 다른 목적

흥미로운 비교 대상이 있다. 빙그레 메로나체 역시 둥근 계열이고, 한글 자폭이 한 글자 0.910em으로 나눔스퀘어라운드와 정확히 같다. 열한 자를 재면 둘 다 10.010em이다.

그런데 같은 칸 안에서 글자를 그리는 방식이 다르다. 나눔스퀘어라운드의 한글 잉크 높이는 0.776em, 메로나체는 0.754em이다. 메로나체가 같은 자리에 더 작게 그려 여백을 남긴다. 줄 높이 기본값도 1.135배 대 1.280배로 벌어진다. 메로나체는 글자 주변에 공기를 많이 두는 브랜드 서체이고, 나눔스퀘어라운드는 글자를 촘촘히 채워 문단을 감당하려는 범용 서체다. 목적이 다르니 잘 맞는 자리도 다르다.

쓸 자리와 조심할 자리

잘 맞는 곳은 넓다. 서비스 UI, 안내문, 교육 자료, 브랜드 홈페이지의 본문과 제목, 어린이나 시니어를 위한 화면 모두 무난하다. 굵기가 네 단계라 제목과 본문의 위계를 한 서체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조심할 곳은 격식과 긴장이 필요한 자리다. 금융 약관, 법무 문서, 사고 안내처럼 신뢰와 무게가 우선인 화면에서는 둥근 모서리가 메시지를 가볍게 만든다. 밀도 높은 장문에도 최선은 아니다. 획 끝이 둥글면 글자 사이 여백이 미세하게 넓어 보여서, 아주 작은 크기로 긴 글을 쌓으면 각진 고딕보다 줄이 성글어 보인다.

네 단계 굵기와 2,578자

패밀리는 Light, Regular, Bold, ExtraBold 네 단계를 제공한다. 다만 이 서비스가 갈아 끼우는 파일은 Regular 한 벌이며 굵기 축을 가진 파일이 아니다. 나머지 굵기는 공식 배포처에서 따로 받아야 한다.

서빙 파일에 담긴 문자는 2,578자로, KS X 1001 상용 한글 2,350자를 모두 채운다. 파일 크기는 119.7KiB다. 커닝을 포함해 아홉 가지 OpenType 기능을 갖고 있어 조판 보조도 갖춘 편이다.

라이선스

나눔스퀘어라운드는 SIL Open Font License 1.1로 배포된다. 인쇄물, 웹폰트 임베딩과 자체 서버 호스팅, 영상, 패키지, 로고와 BI/CI 제작까지 폰트 라이선스가 막지 않는다. 금지되는 것은 폰트 파일 자체를 단독 상품으로 파는 행위이며, 고쳐서 재배포할 때는 원래의 예약 폰트명을 쓸 수 없다. 네이버는 라이선스 전문을 함께 싣기 어려운 경우 출처 표기를 권장하고 있다.

이 정리는 법률 자문이 아니다. 특히 상표 등록 가부는 폰트 라이선스와 무관하게 상표법상 별도로 심사된다. 도입 전에 공식 안내의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획획클럽의 나눔스퀘어라운드 상세 페이지에서 매체별 판정과 공식 배포처를 함께 살펴보기 바란다.

처음 오신 분도 쉽게 따라올 수 있게 안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