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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폰트로 로고를 만들어도 되나,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한다

폰트 라이선스가 로고를 막는지, 글자를 손대도 되는지, 상표 등록이 되는지는 각각 다른 문제다. 카탈로그 116종의 실제 조건으로 경계를 정리했다.

다루는 폰트 · 빙그레체

무료 폰트로 로고를 만들어도 되는지는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 질문이다. 라이선스가 로고 제작을 막는가, 글자를 손대는 것이 허용되는가, 그리고 그 이름으로 상표 등록이 되는가. 2026년 10월 1일 기준 획획클럽 카탈로그 116종 가운데 첫 번째 질문에서 막히는 것은 5종뿐이고 나머지 111종은 폰트 라이선스가 로고 제작을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세 번째 질문은 폰트와 무관한 별개 심사다.

작은숲 베이커리

첫 번째: 라이선스가 BI/CI를 막는가

획획클럽이 기록한 라이선스 원장에서 매체를 다섯으로 나눠 보면, 인쇄·웹·영상·패키지는 116종 전부가 허용이다. 유일하게 갈리는 칸이 BI/CI다. 허용 111종, 불허 5종이고 불허 5종은 빙그레체·빙그레체Ⅱ·메로나체·싸만코체·따옴체, 곧 빙그레 서체 전부다.

빙그레 서체 라이선스의 사용범위 표는 브로슈어·카탈로그·포스터·패키지·출판물·간판·현수막·지면 광고를 모두 허용으로 두면서, 「CI/BI: 회사명, 브랜드명, 상품명, 로고, 마크, 슬로건, 캐치프레이즈」 항목만 사용 불가로 지정한다. 포스터에는 써도 되고 로고에는 못 쓴다는 뜻이다.

반대쪽도 명확하다. Cafe24 서체는 사용범위 안내표에서 CI/BI를 포함한 열 개 항목이 모두 허용이고, 경기도 서체는 사용 가능 매체에 로고와 간판을 직접 적어 두었다. 서울서체는 사용 자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두 번째: 글자를 손대도 되는가

여기서 걸리는 경우가 실제로는 더 많다. 로고는 폰트를 그대로 찍어 두는 일이 드물다. 자간을 좁히고, 받침을 다듬고, 획 하나를 심볼로 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여러 서체가 수정을 금지한다. 빙그레 서체는 수정과 재배포를 금지하고 배포된 형태 그대로 쓰라고 적는다. 여기어때 잘난체는 글꼴 그대로의 사용을 권장하며 임의 수정·개작 후 재배포를 금지한다. KoPubWorld 돋움은 사전 승인 없는 수정·변형을 금지한다.

다만 경계를 정확히 봐야 한다. 금지되는 것은 대체로 폰트 파일을 고쳐 다시 배포하는 행위다. 디자인 도구에서 글자를 도형으로 바꿔 모양을 다듬는 것은 파일 수정이 아니라 결과물 제작에 가깝다. 학교안심 글꼴이 쓰는 오픈 폰트 라이선스도 제한 대상이 폰트 소프트웨어의 배포이지 그 출력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애매하면 배포사에 한 줄 문의를 남기는 편이 빠르다.

세 번째: 상표 등록은 따로 받는 심사다

폰트 라이선스가 로고 제작을 허용한다는 것과 그 로고가 상표로 등록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상표 등록 가부는 상표법상 별개 심사라서, 같은 글자를 쓴 다른 상표가 이미 있거나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폰트와 무관하게 거절될 수 있다.

순서로 보면 이렇다. 라이선스 확인은 우리가 할 수 있고, 수정 여부도 우리가 판단한다. 등록은 변리사와 특허청의 영역이다. 이 글은 앞의 두 가지까지만 다룬다.

브랜드 이름은 결국 매일 쓰이는 글자다

라이선스가 허용해도 실패하는 경우

조건을 다 통과해도 브랜드로서 실패할 수 있다. 인상이 이미 남의 것이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계열 서체를 쓴 간판을 보면 글자보다 그 앱이 먼저 떠오르고, 유튜브 섬네일에서 굳어진 서체를 로고에 쓰면 채널 브랜딩처럼 읽힌다.

이게 항상 나쁜 건 아니다. 친근하고 대중적인 인상을 빌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지름길이다. 판단 기준은 하나다. 우리 이름이 먼저 읽히는가, 서체의 원래 주인이 먼저 떠오르는가. 실제 이름을 그려 보면 몇 초 만에 갈린다.

확인한 내용이 언제까지 유효한가

약관은 갱신된다. 특히 이번 확인에서 빙그레 서체는 공식 도메인이 응답하지 않아 보존된 스냅샷으로 조건을 확인했다. 조건 자체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낮지만, 로고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 앞에서는 현재 공식 페이지를 직접 여는 편이 안전하다.

확인한 날짜를 파일 이름이나 브랜드 가이드에 적어 두자. 조건을 확인했다는 사실보다 언제 확인했는지가 나중에 더 쓸모 있다. 항목별로 하나씩 훑는 순서가 필요하면 상업용 폰트 라이선스 체크리스트를, 서체 후보부터 골라야 한다면 기업 무료 폰트 26종의 성격 지도를 먼저 보자.

자주 나오는 질문

간판과 로고는 같은 칸인가. 다르다. 빙그레 서체는 간판을 허용하면서 로고·마크는 불가로 둔다. 매체 이름이 아니라 「무엇으로 쓰는가」로 갈리는 항목이다.

이미 로고에 썼는데 나중에 알았다면. 먼저 해당 배포사의 현재 약관을 확인하고, 막혀 있다면 그 서체로 만든 로고의 교체 범위를 정한다. 조건이 붙는 서체를 계속 쓰는 것보다 조건이 없는 서체로 다시 그리는 쪽이 비용이 작을 때가 많다.

제품 포장에 쓰는 것도 BI/CI인가. 포장 자체는 패키지 항목이고 116종 모두 허용이다. 포장에 인쇄된 브랜드 로고를 그 서체로 그렸다면 그때는 BI/CI 항목을 본다.

로고 후보가 있다면 폰트 시뮬레이터에 실제 상호를 넣고 서체 두 개로 그려 보자. 5분이면 우리 이름이 먼저 읽히는지 알 수 있다. 통과한 서체만 위의 세 질문으로 다시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