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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기가 하나뿐인 지역 서체로 행사 포스터의 위계를 만드는 법

제주·안동·마포 서체처럼 굵기가 한 단계뿐인 공공 폰트로 행사 포스터를 짤 때, 크기 차이와 묶음만으로 위계를 만드는 네 단계 조립 순서를 정리했다.

다루는 폰트 · 제주한라산체

지역 서체로 포스터를 짜면 행사명과 프로그램이 같은 무게로 읽히는 일이 흔하다. 원인은 디자인 감각이 아니라 굵기다. 2026년 10월 1일 기준 획획클럽 카탈로그의 공공 배포 폰트 18종 중 열 종은 굵기가 400 한 단계뿐이라, 굵게 하려 해도 굵어질 여지가 없다. 이럴 때 위계는 크기 차이와 묶음으로 만든다. 순서를 지키면 서체를 바꾸지 않고도 대부분 해결된다.

한라산 억새축제

네 단계로 조립한다

  1. 층을 먼저 센다 — 행사명, 날짜·장소, 프로그램, 주최·문의. 보통 네 층이다.
  2. 크기 비율을 정한다 — 층마다 확실히 다른 크기를 주고, 비슷한 크기 두 개를 만들지 않는다.
  3. 굵기가 꼭 필요한 층만 다른 서체로 뺀다 — 섞는 층은 하나로 제한한다.
  4. 표기 자리를 미리 잡는다 — 기관명, 문의처, 그리고 폰트 출처 표시가 필요한 경우 그 자리까지.

비슷한 크기 두 개가 가장 큰 문제다

굵기가 하나일 때 흔한 실수는 층마다 크기를 조금씩만 줄이는 것이다. 행사명 다음에 날짜를 조금 작게, 프로그램을 또 조금 작게 두면 네 층이 모두 비슷해 보인다. 굵기 차이가 없으니 크기 차이만으로 구분해야 하는데 그 차이가 너무 작다.

크기는 과감하게 벌리는 편이 낫다. 행사명을 눈에 띄게 키우고 나머지 세 층을 두 크기로 묶는다. 층이 네 개라고 크기도 네 개일 필요는 없다. 같은 성격의 정보는 같은 크기로 묶어 덩어리를 줄이면 읽는 순서가 저절로 생긴다.

묶을 때 기준은 성격이다. 날짜와 장소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정보라 한 덩어리로 붙여 두고, 프로그램 목록과 문의처는 그보다 작은 같은 크기로 내린다. 이렇게 세 크기로 줄이면 굵기가 하나여도 읽는 순서가 분명해진다. 크기를 네 개 이상 쓰고 있다면 대개 묶을 수 있는 층을 나눠 둔 것이다.

섞는 층은 하나로 제한한다

그래도 위계가 부족하면 한 층만 다른 서체로 뺀다. 이때 빼는 층은 보통 행사명이다. 굵기가 여러 단계인 서울남산체나 경기천년제목을 제목에 두고, 나머지 세 층을 제주한라산체나 안동 엄마까투리체 같은 지역 서체로 유지하면 지역색은 남기고 위계는 얻는다.

섞는 층을 둘 이상으로 늘리면 인쇄물이 금세 산만해진다. 한 장에 두 서체까지가 관리하기 편한 상한이다.

멀리서 읽는 인쇄물은 가는 굵기를 아예 쓰지 않는다

현수막과 안내 사인은 포스터와 조건이 다르다. 읽는 거리가 멀고 바람과 각도 때문에 획이 얇아 보인다.

서울알림체가 이 자리에 맞는 구성을 갖고 있다. 가장 가벼운 굵기가 500에서 시작해 500·700·800·900으로 올라간다. 2024년 공공 안내 표기에 맞춰 나온 서체라 가는 굵기 자체를 만들지 않았고, 그래서 실수로 얇은 굵기를 고를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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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기 자리는 인쇄 전이 아니라 처음에 잡는다

마포 브랜드 서체를 쓴다면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마포구 정책은 출판물의 경우 표지나 내부에 표기하라고 적고 있다. 포스터 아래쪽에 주최·후원 로고가 이미 빼곡한 상태에서 이 한 줄을 뒤늦게 넣으려면 전체 배치를 다시 손봐야 한다.

반대로 학교안심 몽당분필과 보드마카는 오픈 폰트 라이선스이고 출처 표기 의무가 없다. 표기 자리를 잡기 어려운 작은 인쇄물이라면 이쪽이 편하다.

간판과 로고까지 만들 계획이라면 경기도 서체를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 서체 안내는 사용 가능 매체에 로고와 간판을 직접 적어 두었다. 다만 폰트 라이선스가 막지 않는 것과 그 이름으로 상표 등록이 되는 것은 별개 심사다.

이 순서로 해결되지 않는 것

지역색이 강한 서체는 인상이 먼저 읽힌다. 안동 이육사체를 다른 지역 축제에 쓰면 글자 모양보다 출신이 먼저 보인다. 우리 지역 서체가 없다면 지역색이 옅은 서체를 고르는 편이 낫다.

이 글은 글자 크기나 여백을 숫자로 제시하지 않는다. 포스터 규격과 시안 거리가 행사마다 달라 우리가 측정한 값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층 세기와 크기 묶기라는 조립 순서를 적었다. 어떤 공공 폰트가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면 지자체 무료 폰트 18종 지도가 앞 단계다.

자주 나오는 질문

굵기가 하나인 서체를 크게 키우면 되나. 크기를 키우면 제목은 해결되지만 프로그램 목록은 그대로다. 층을 묶어 크기 종류를 줄이는 쪽이 먼저다.

인쇄용으로 써도 라이선스가 괜찮나. 카탈로그의 116종은 모두 인쇄 매체 사용이 허용이다. 조건이 붙는 곳은 출처 표시가 필요한 마포 서체와 사용 등록이 필요한 KoPub 서체다.

손글씨 계열을 본문에 써도 되나. 프로그램 목록처럼 여러 줄이 이어지는 자리에는 권하지 않는다. 학교안심 계열은 제목이나 한두 줄짜리 문구에서 성격이 산다.

시안이 있다면 폰트 시뮬레이터에 포스터를 올리고 행사명과 날짜 두 줄로 네 단계를 통과시켜 보자. 5분이면 층이 구분되는지와 멀리서 읽히는지까지 확인된다.